정통 팟펫 – 멧돼지 볶음

붉은 카레 페이스트가 반짝이는 기름에 닿는 순간 향이 자욱이 피어오른다. 길가에 앉은 손님들은 고개를 젖히고, 벌써 눈가가 촉촉해진다.

팟 펫은 첫 한입부터 강렬하다. 고기는 고추 페이스트에 듬뿍 버무려져, 방콕의 노련한 출퇴근족도 손수건을 곁에 둘 만큼 매섭다.

농촌 사냥꾼들의 « อาหารป่า » (ahan pa, « 숲의 요리 »)에서 태어난 이 요리는 양철지붕 식당을 떠나 샹들리에가 달린 비스트로에 입성하고도 기세를 잃지 않았다. 베테랑들은 말한다 : 진정성은 뒤섞인 채소 모둠이나 코코넛 밀크의 과다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, 다음 세 가지로 드러난다고 : 군더더기 없는 재료, 불꽃 같은 열기, 그리고 신선한 허브가 전하는 정글의 향.

태국 중부의 숲에서 함께 나누는 식탁까지

고추는 XVII^e 세기에 포르투갈 상인들과 함께 시암에 들어와 현지 카레 페이스트에 혁명을 일으켰다.

태국 중부 숲을 누비던 사냥꾼들은 곧 이 새로운 매운 고추를 레몬그라스, 갈랑갈, 새우 페이스트와 함께 빻아 섞으면 멧돼지, 사슴, 개구리의 강한 맛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걸 알아냈다.

팟 펫은 곧 사냥감을 길들이는 대표 요리로 자리 잡았다 : 얇게 썬 고기가 산더미 같은 밥에 향을 입히는 건식 카레. 똠쌉처럼 매운맛과 산미를 강조한 수프와는 다르다.

세월이 흐르며 이 요리는 roet jat-jat(풍미 극대화)의 사회적 기준이 되었고, 종종 안주(กับแกล้ม)로 차갑게 식힌 맥주와 시끌벅적한 대화를 곁들여 내왔다. 시골 부엌에서는 경제성도 입증했다 : 진한 페이스트 한 국자면 온 웍을 간하기에 충분해, 강도를 희생하지 않고도 가계비를 아낄 수 있었다.

전통 재료와 기술

제대로 된 팟 펫은 붉은 카레 페이스트로 시작한다. 정통을 지키려면 구성은 다음과 같다 :

• 말린 붉은 고추(주로 spur 계열) — 강렬한 매운맛
• 레몬그라스, 갈랑갈, 마크루트 라임 껍질 — 상큼한 시트러스 향
• 마늘과 샬롯 — 향의 기반
• 고수씨와 큐민 — 은근한 따뜻함
• 검은후추 알갱이
• 마지막으로 새우 페이스트 한 스푼

이 농축 페이스트는 기름이 분리되고 주방이 매운 안개로 가득 찰 때까지 볶는다(데우기만 해서는 절대 안 된다).

그다음에야 조리자는 오직 하나의 단백질만 넣는다 : 돼지 삼겹살이나 멧돼지 정도지, 육지와 바다를 마구 뒤섞는 대혼합은 절대 금물이다. 채소는 드물고 신중히 고른다 : 곱게 채 썬 죽순 또는 토막 낸 태국 가지, 둘을 함께 쓰는 일은 거의 없다. ‘숲’의 시그니처는 마지막에 더하는 허브에서 온다 : 풋후추 송이, 끄라차이 뿌리의 가는 채, 찢은 마크루트 라임 잎, 그리고 한 줌의 태국 바질.

최종 질감은 현지의 « nam kluk klik »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 : 고기를 잠기게 하기보다 표면에 얇은 기름 코팅이 달라붙어야 한다는 뜻. 코코넛 밀크는 쓰더라도 주로 페이스트를 살짝 풀어주는 정도다. 페이스트가 덜 익으면 날맛이 나고, 물을 너무 더하면 풍미가 옅어진다. 타기 직전과 묽어짐 사이의 좁은 경계를 다루는 법을 익히는 것이, 믿을 만한 팟 펫을 만들고자 하는 이의 통과의례다.

지역별 변주

고작 백여 킬로미터만 이동해도 레시피가 눈에 띄게 달라진다. 중앙 평야에서는 은근한 코코넛 크림과 한 꼬집의 야자당으로 모서리를 둥글게 하고, 얇게 썬 죽순이나 구슬만 한 태국 가지가 아삭함을 더한다.

말레이 영향권의 남쪽으로 내려가면 강황이 페이스트를 황금빛으로 물들인다 : 단맛은 사라지고 매운기는 치솟으며, 웍에서는 팟 펫 사따오가 지글거린다. 큼지막한 새우와 강한 향의 ‘냄새콩’이 식탁에 닿기도 전에 존재감을 알린다.

북동부 이산으로 향하면 요리사들은 바질 대신 톡 쏘는 bai yiraa를 쓰고, 절인 죽순을 더하며, 때로는 한 숟갈의 발효 생선(pla ra)을 넣는다. 전국의 « อาหารป่า » 국도변 식당에서는 여전히 야생육 버전이 얼굴을 내민다 : 끄라차이로 풍미를 끌어올린 멧돼지나 붉은 기름 아래 번들거리는 개구리 다리. 어디서든 두 가지 상수는 변치 않는다 : 눈물 나게 하는 열기와 허브 향의 구름.

서빙과 페어링

팟 펫의 작열을 견뎌낸 보상은, 불꽃 같은 한 입 한 입이 포근한 자스민 라이스 위에서 활짝 피어나고 얼음처럼 차가운 맥주 한 병이 곁을 지킬 때 온다.

요즘 셰프들은 사슴고기나 심지어 식물성 대체재도 시도해 보지만, 여전히 성스러운 삼위일체를 존중한다 : 고추, 허브, 그리고 절제. 도전에 응해보라. 첫 한입과 함께 관자놀이에 땀이 맺히는 순간 — 당신은 후추 한 알 한 알 속에 응축된 4세기의 태국의 지혜를 맛보고 있는 것이다.